Life Log

여섯째날, 피렌체 그리고 피사 그리고 프랑스 에비앙까지

여행기/2012/01 유럽여행 (DE/AT/ IT/ CH)
이동 그리고 이동 



이동경로다. 지금 생각해도 좀 심한 

너무 욕심을 냈나? 아내는 무리하지 말라고 했지만 여행을 하다보면 욕심이 앞선다. 특히 자동차 여행의 묘미는 이동을 하는 것이라 그런지 목표로 하는 지점을 찍고 지나쳐가는 이런 여행이 되지 않았나 싶다. 신혼여행도 돌이켜보면 운전한 기억이 반인데 이번 여행도 그렇다. 천천히 중소도시들을 즐기면서 다녔어야 하는데 막상 그게 그렇게 되질 않는다.

호텔에서의 조식




호텔의 평범한 조식이었다. 저렴하고 친절한 숙소였으니 크게 기대는 하지 않았다. 그래도 허기가 져서 그런지 한끼 기분좋게 해결하고 길을 나섰다. 오늘의 일정은 피사의 사탑을 들른 후 프랑스 에비앙으로 넘어가는 일정이다. 구글 맵으로 검색해보니 대략 6시간이 걸리는 일정이었다. 알프스 산을 넘어야 하기에 서둘러 출발했다.





앞으로의 일정은 스위스이기 때문에 차에 스위스 비넷이 부착되어 있는지 확인했다. 푸른색 비넷은 오스트리아 비넷 녹색 12라 기재된 것이 스위스 비넷이다. 운이 좋게도 1월 중순에 렌트한 차량에 스위스 비넷이 붙어 있어서 따로 구매할 필요가 없었다. 대략 30유로나 하기때문에 여행자에게는 싼 금액이 아니다. 누군지는 모르지만 먼저 차량을 렌츠 해 비넷을 부착해주신 분께 감사한 마음이었다.


피사로 가는 길,

조수석에 앉아 있는 아내에게 부탁한게 하나 있는데 이런 표지판은 꼭 빼지말고 찍어달라 했었다. 곳곳마다 찍느라 고생한 아내에게 미안한 마음 반 고마운 마음 반이다.


이태리 고속도로 보면 오토그릴이라는 레스토랑이 휴게소 (주유소) 곳곳에 있는데 체인점 같아 보였다. 시간이 없어서 식사는 하질 못했다.



아래는 주유소, 유럽의 주유소는 전부 셀프서비스라 생각했는데 간혹 서비스를 해주는 곳이 있다. 물론 가격이 비싸고,

왠지 앞 유리도 닦아주고 친절하더라니... 안그래도 기름 값이 비싼데 피눈물이 흘렀다. ㅠㅠ



피사로 가는 길



드디어 피사에 도착했다. 네비에 피사의 사탑을 찍으면 삼거리로 안내가 되는데 거기서부터 쭈욱 주택가의 갓길에, 주차 표시가 있다. 흑인들이 그곳에서 주차 안내를 하는데 왠지 차를 털어 갈 것 같아서 안쪽에 있는 주차공간에 주차를 했다. 

공터에 주차 요금소만 설치된 곳인데 아무래도 지키는 사람이 있으니 도난의 위험은 없어보였다. 이곳이 아니면 길가에 주차를 해야 하는데 위험해 보였다.


아래 화살표 표시 부분




두오모와 사탑을 한컷에 담았다.



갈릴레오가 이곳에서 크기가 다른 쇠구슬을 갖고 낙하 실험을 했다고 하는데,

이곳에 가면 다들 똑같은 포즈로 사진을 찍는다. (쓰러지는 사탑을 손으로 받치는 포즈)





시원한 물줄기



피사 지도


사탑을 보고 나서 피사대학 구내식당 쪽으로 쭈욱 걸어내려와 아내와 론리플래넷에 나오는 맛집을 찾아 들어갔다.




메뉴판




1리터짜리 물과 맥주를 하나 시켜 마셨는데, 일부러 차에서 마시기 위해 큰 물을 샀는데, 1L짜리 유리병에 담긴 물은 가게 밖으로 반출이 안된다 한다. 흉기로 사용할 수 있어 위험하다나? 관광객이라 거짓을 얘기할 수도 있었겠지만 뭐 그럴싸해서 적당히 속아줬다. 실제로 그럴수도 있고



아내와 난 리조또를 시켜 먹었다.




피사의 사탑을 구경하고 나서 이젠 프랑스 에비앙으로 떠난다.


피사에서 에비앙까지


피사에서 에비앙까지... 내 기억이 정확하다면 6시간 정도 소요된다고 네비에 찍혔던 것 같다. 지금에 와서 하는 말이지만 원래 구글 맵으로 길안내 검색을 했을때는 경로가 피사 - 제노바 - 아오스타 - 몽트뢰 - 에비앙 코스로 안내가 되어 있었다. 알프스를 넘어가는 코스인데 그날 알프스에 눈도 오고 바람도 불었던 것을 생각하면 아찔한 기억이 아닐 수 없다. 다행히 우리가 사용한 톰톰 네비는 구글맵이 안내한 코스와는 다른 피사 - 제노바 - 몽블랑 터널 구간 - 에비앙 을 안내했다. 덕분에 알프스를 직접 넘은게 아니라 터널로 통과해 무사히 알프스를 지날 수 있었고, 하루라는 시간을 벌 수 있었다. 날이 안좋아 이태리 국경에서 하루쯤 쉬고 넘어갈 생각도 했었는데, 다행이 아닐 수 없다.

몽블랑 터널은 직선 구간으로 왕복 2차선으로 되어있고 요금은 40유로 정도 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국경과 터널을 겸하고 있어 여권 검사도 실시했었다.



피사를 떠나며 이때만 해도 날이 맑았다.



제노바


친쿼테레 근처의 바다, 에비앙에 예약해놓은 숙소를 취소하고 친쿼테레로 갈까 고민이 들었고 실제로 고속도로를 출구로 나와 친쿼테레로 핸들을 돌렸었다. 하지만 일정도 있고 나중을 기약하며 에비앙으로 향했는데, 이때 친쿼테레에 머물고 다시 남부 이탈리아를 여행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스위스/독일의 겨울은 날도 춥고 날씨도 좋지 않았다.


지난 베로나-볼로냐를 여행하면서 마주했던 안개, 역시나 이탈리아 북부지방을 지나게 되니 차 앞을 가로 막고 있다. 에바앙이 아닌 밀라노 북부로 차를 돌려 하루를 쉴까 심각하게 고민했다. 안개가 계속 지속되고 사라지지 않는다면 알프스를 넘는 것은 불가능하다 생각했다. 다행히 1시간여 가니 안개는 사라졌다. 대신 이미 해는 지고 있었다.



저 넘어 보이는 알프스라 추정되는 산 -_-;, 이탈리아 알프스 지역 아오스타를 지나 몽블랑을 넘어 프랑스 에비앙으로





에비앙에 도착, 사진에 남기진 못했지만 몽블랑을 넘고나서 갑작스런 눈비로 운전하는데 애를 먹었다. 눈비를 뚫고 프랑스 에비앙으로 오니 피곤함이 몰려왔다.


호텔에 걸려있는 에비앙 사진


호텔 근처 카지노 건물에 위치한 레스토랑 아내와 난 음식을 주문하고 와인 한잔씩을 시켰다.


메뉴판을 보고 뭘 골라야 할지 몰라 점원에게 메뉴 추천을 부탁했다. 스페셜 메뉴라 하더니만 추천한게 바로 아래..


뭐 프랑스식 육회였다. 먹을만은 했지만.... 이 레스토랑에서 기억에 남는건 음식보다 메뉴를 추천한 점원이었다. 하이킥의 쥬얼리정을 연상케하는 천진난만한 얼굴과 어리벙벙함 ㅋ